본문 바로가기

에세이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728x90

우리의 일상 속에서 문화유산이라는 말은 자주 접하지만, 그 진정한 의미를 느끼는 순간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것 같아 쉽게 지나치기 마련이죠. 하지만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우리가 쉽게 놓치고 지나가는 문화유산의 깊은 가치를 다시금 깨닫게 해줍니다. 이 책은 단순한 여행기나 유적지 소개서가 아닌, 우리 문화유산에 담긴 역사와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사랑'을 일깨워주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 중에서도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라는 문구는 이 책의 핵심 메시지를 잘 담고 있습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



이 문구를 처음 접했을 때, 여러분은 어떤 느낌을 받으셨나요? 단순히 사랑에 관한 철학적 문장으로 받아들였을 수도 있고, 깊은 사유를 필요로 하는 문장으로 느껴졌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문장은 우리에게 문화유산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합니다. 문화유산을 사랑하게 되면, 그저 스쳐 지나가던 건축물, 예술 작품, 혹은 역사적 유적들이 하나의 살아 숨쉬는 이야기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를 알게 되면, 더 이상 그 유산이 이전처럼 단순한 돌덩어리나 나무 조각으로 보이지 않게 되죠. 그 안에 담긴 시대적 배경, 당시 사람들의 삶의 흔적, 그리고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가치들이 비로소 우리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예를 들어, 경주의 불국사를 생각해봅시다. 불국사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사찰로, 많은 사람들이 그 아름다움을 찬양합니다. 하지만 단순히 그 건축물의 외형적인 아름다움만을 보는 것에서 그친다면, 불국사가 가진 진정한 가치를 놓치게 될 것입니다. 불국사에는 신라 시대 사람들의 신앙심, 당시의 건축 기술, 그리고 그들이 추구했던 이상 세계가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불국사를 사랑하고, 그 역사와 이야기를 알게 되면, 우리는 불국사를 단순한 관광지로 보지 않게 됩니다. 그곳에서 우리는 신라 사람들의 꿈과 이상을 느끼고, 그들의 세계관에 공감하게 됩니다. 그러면 불국사는 단순한 사찰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되고, 우리의 마음속에 깊이 자리잡게 됩니다.

이와 같은 경험은 비단 불국사뿐만 아니라, 우리가 마주하는 모든 문화유산에 적용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전통 가옥인 한옥을 예로 들어볼까요? 한옥은 현대 건축물과는 달리 자연과의 조화를 중시하는 철학이 담겨 있습니다. 창호지 문 너머로 들어오는 따스한 햇살, 툇마루에 앉아 바람을 맞이하는 그 느낌은 한옥에서만 느낄 수 있는 특별한 경험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한옥의 가치를 알지 못하고, 그저 오래되고 불편한 집으로만 본다면 한옥이 주는 아름다움을 제대로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한옥에 담긴 철학과 그 속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의 방식을 알게 되면, 비로소 한옥은 우리의 눈에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오게 됩니다.

유홍준 교수는 이 책을 통해 우리가 스스로의 문화유산을 얼마나 알고 있으며, 또 얼마나 사랑하고 있는지를 끊임없이 묻고 있습니다. 그는 문화유산 답사를 단순한 관광이 아닌, 우리 자신의 뿌리를 찾고, 그 뿌리와의 연결고리를 되찾는 과정으로 설명합니다. 우리 조상들이 남긴 유산을 통해 우리는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그 안에서 우리의 정체성을 재확인할 수 있는 것이죠.

2021년 이후, 우리는 코로나 팬데믹이라는 전례 없는 상황을 겪으며 여행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외부와의 접촉이 제한되고, 자유롭게 이동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많은 사람들은 집 근처의 작은 산책로조차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이는 마치 우리가 문화유산을 새롭게 인식하게 되는 과정과도 닮아 있습니다. 그동안 익숙하다고 생각했던 공간들이 갑자기 새로운 의미를 가지게 되는 경험, 그것이 바로 유홍준 교수가 말하는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인다'는 메시지와도 일맥상통하는 것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문화유산을 대하는 태도입니다. 문화유산은 단순히 과거의 유물로서 박제된 것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우리와 끊임없이 대화하고 있는 살아있는 존재입니다. 우리가 그들을 사랑하고, 그 안에 담긴 이야기를 알아가려는 노력을 기울일 때, 그 유산들은 우리에게 이전과는 다른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우리는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더 나아가 우리의 미래를 향해 나아갈 방향을 찾을 수 있게 됩니다.

이제 여러분이 문화유산을 마주할 때, 단순히 눈에 보이는 것만을 보지 않기를 바랍니다. 그 속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들, 그 이야기를 만든 사람들의 삶과 꿈을 느껴보세요. 그러면 그 유산은 더 이상 낡고 먼지 쌓인 과거의 유물이 아니라, 오늘날에도 여전히 살아있는 우리의 중요한 동반자로 다가올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 우리는 진정한 사랑을 통해 새로운 눈으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유홍준 교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통해 우리가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교훈은, 사랑과 이해를 통해 세상을 보는 시각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는가 하는 점입니다. 이 책은 단순히 문화유산을 소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우리가 삶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서도 깊은 성찰을 하게 만듭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것, 그 사랑을 통해 알게 되는 것, 그리고 그 알게 된 것을 통해 세상을 보는 방식이 변화하는 과정은 단순히 문화유산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이는 우리의 모든 일상에 적용될 수 있는 보편적인 진리입니다.

그러니 이제는 여러분도 주변의 문화유산에 조금 더 관심을 가져보세요. 그저 멀리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다가가 사랑해보세요. 그러면 그 문화유산은 여러분에게 이전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이야기를 들려줄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통해 우리는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잇는 중요한 연결고리를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게 되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으리라"는 이 한 문장은 단순한 글귀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그것은 우리의 삶을 더 풍요롭게 하고,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는 중요한 가르침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