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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사람은 결국 사람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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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늦은 오후, 서울의 한 작은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생각에 잠겼다. 바깥의 분주한 거리와는 대조적으로 카페 안은 조용하고 아늑했다. 이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모습을 지켜보는 일은 언제나 흥미롭다. 사람들은 각자의 이야기와 고민을 안고 살아가지만, 결국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을 좋아하고, 그들로부터 에너지를 얻는 존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은 결국 사람을 좋아한다.
사람은 결국 사람을 좋아한다.

사람을 좋아하는 본성

사람은 사회적 동물이다. 이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이 단순한 진리는 우리가 얼마나 깊이 사람을 필요로 하는지를 다시금 깨닫게 한다. 어린 시절, 우리는 부모와 형제, 친구들과 어울리며 웃고 울었다. 그때의 기억은 성인이 된 지금도 우리의 마음 속 깊은 곳에 남아 있다. 누구나 어릴 적 소중한 친구와의 추억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을 것이다. 그것이 바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결 고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증거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이 사회적 관계를 맺고 유지하는 것이 심리적 안정과 행복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말한다. 예를 들어, 심리학자 해리 할로우(Harry Harlow)의 실험은 애정과 소속감이 인간에게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그는 원숭이 실험을 통해, 신체적 욕구보다 심리적 애착이 더 강력한 동기가 된다는 것을 증명했다. 원숭이들이 철사로 만든 어미 대신 부드러운 천으로 덮인 어미에게 더 애착을 느낀 것이다. 이는 인간도 비슷하다. 우리는 단순한 물질적 욕구보다는 사람 간의 따뜻한 교감과 애정을 더 갈구하는 존재다.

팬데믹과 인간 관계의 재발견

2020년, COVID-19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우리는 예기치 못한 상황에 직면했다. 사회적 거리두기와 자가격리로 인해 우리는 일상적으로 누리던 사람들과의 접촉을 최소화해야 했다. 처음에는 오히려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은 점점 외로움을 느꼈다. 친구와 가족을 직접 만나지 못하고, 비대면으로만 소통해야 하는 상황은 우리가 사람들과의 직접적인 교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금 깨닫게 했다.

 

팬데믹 동안 많은 사람들이 줌(Zoom)과 같은 화상회의 플랫폼을 통해 비대면 소통을 시도했다. 물론 이는 어느 정도의 위안을 주었지만, 화면 너머의 사람들과의 교류는 직접 만나는 것과는 분명히 달랐다. 사람의 온기, 미소, 눈빛 등의 비언어적 소통은 화면을 통해서는 완전히 전달될 수 없었다. 이러한 경험은 우리가 왜 사람을 좋아하는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만들었다. 우리는 단순히 대화를 나누는 것뿐만 아니라, 서로의 존재감을 느끼고, 함께 시간을 보내며 행복을 나누고 싶어한다.

일상 속에서 만나는 사람들

우리는 일상 속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난다. 가족, 친구, 동료, 그리고 낯선 사람들까지. 이 모든 사람들과의 만남은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예를 들어, 아침에 출근길 지하철에서 자주 마주치는 사람, 동네 카페의 바리스타, 매일 산책길에서 인사하는 이웃 등. 이들은 비록 우리와 깊은 관계는 아닐지라도, 그들의 존재는 우리의 일상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하루는 동네 시장을 거닐다가 자주 가는 채소 가게 주인 아저씨와 눈이 마주쳤다. "오늘도 건강하게 지내셨어요?"라는 그의 인사말은 평범하지만, 그 순간 나에게는 큰 위안이 되었다. 그 짧은 대화는 우리가 서로를 얼마나 소중히 여기는지를 느끼게 했다. 이런 작은 만남들이 모여 우리의 삶을 더욱 따뜻하고 풍요롭게 만든다.

 

또 다른 예로, 직장 내에서의 인간 관계도 중요하다. 우리는 하루의 대부분을 직장에서 보내며 동료들과 많은 시간을 함께 한다. 때로는 업무 스트레스와 피로로 인해 힘들기도 하지만, 동료들과의 대화와 웃음은 그런 어려움을 이겨내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팀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며 얻는 성취감, 회식 자리에서 나누는 진솔한 이야기들은 우리가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를 잘 보여준다.

사람을 좋아하는 이유

그렇다면 우리는 왜 사람을 좋아할까?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기본적인 이유는 서로에게서 힘과 위안을 얻기 때문이다. 인간은 혼자서 살아가기 어려운 존재다. 우리는 서로의 존재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고, 삶의 의미를 찾는다.

또한,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우리의 본능이다. 사랑, 우정, 신뢰와 같은 감정은 인간의 본질적인 부분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기쁨을 느끼고, 성장하며,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법을 배운다. 이 모든 과정은 우리를 더 나은 사람으로 만들어 준다.

 

최근에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더욱 다양한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게 되었다.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와 같은 플랫폼을 통해 우리는 전 세계의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 이는 우리가 사람을 좋아하는 본성을 더욱 확장시키는 역할을 한다. 물론, 소셜 미디어에는 부작용도 있지만, 긍정적인 측면에서 보면 우리는 더 많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결론

사람은 결국 사람을 좋아한다. 이는 우리의 본성이다. 우리는 서로에게서 힘을 얻고, 위로를 받으며, 함께 성장한다. 팬데믹을 겪으며 우리는 사람 간의 연결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일상 속에서 만나는 작은 인연들, 가족과 친구들과의 따뜻한 교류는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든다.

 

사람을 좋아하는 것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의 삶을 지탱하는 중요한 요소다. 앞으로도 우리는 서로를 사랑하고 존중하며 살아갈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은 결국 사람을 좋아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