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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협력과 따뜻함이 만든 진화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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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진화의 법칙은 '적자생존', 즉 가장 강하고 적응력이 뛰어난 자가 살아남는다는 개념입니다. 하지만 최근의 연구들은 이와는 다른 시각을 제시합니다. 바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관점입니다. 이러한 주장은 브라이언 헤어와 바네사 우즈의 저서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에서 자세히 다루어지고 있습니다. 

협력과 따뜻함이 만든 진화의 비밀
협력과 따뜻함이 만든 진화의 비밀

🐾 개와 인간의 특별한 관계

개는 인간과 가장 가까운 동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개의 조상인 늑대는 인간과 거리를 두는 야생동물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늑대가 인간과 친밀한 관계를 맺는 개로 진화하게 되었을까요?

일반적으로는 인간이 늑대를 길들여 개로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이는 다소 다른 이야기입니다. 늑대 중에서도 인간에 대해 두려움이 적고 친화적인 개체들이 인간의 거주지 근처에서 생활하며 인간의 배설물이나 음식 찌꺼기를 먹으며 살아갔습니다. 이러한 친화적인 늑대들이 인간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점차 개로 진화하게 된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은 '자기가축화'라고 불립니다. 이는 동물이 인간의 직접적인 개입 없이 스스로 인간과의 관계를 통해 가축화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 인간의 자기가축화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자기가축화가 인간에게도 적용된다는 것입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다른 인류 종들과 달리 높은 친화력과 협력 능력을 바탕으로 생존해왔습니다. 이는 인간이 스스로를 가축화하며 진화해왔다는 '인간의 자기가축화' 가설로 설명됩니다. 

인간은 타인을 향한 친화력을 통해 사회적 연결망을 확장하고, 이를 바탕으로 기술 혁신과 문화 발전을 이루어냈습니다. 또한, 인간은 같은 유니폼을 입은 사람이나 같은 동호회 사람을 '우리 집단'으로 인식하며, 적극적으로 서로를 돕습니다. 이러한 '집단 내 타인'을 향한 친화력은 인간 사회의 결속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유전적 변화와 친화력

동물의 가축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공통적인 특징 중 하나는 외모와 행동의 변화입니다. 예를 들어, 귀가 접히거나 꼬리가 말리는 등의 외형적 변화와 더불어 온순한 성격을 가지게 됩니다. 이는 유전적 변화가 행동과 외모, 생리적 변화를 일으키는 것을 보여주는 예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인간에게도 나타납니다. 인간은 다양한 피부색과 머리색, 눈동자색을 가지고 있지만, 공막은 모두 하얀색입니다. 이는 인간이 눈의 움직임을 통해 감정을 전달하고, 협력적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하는 특징입니다. 

🐒 보노보와 침팬지의 비교

인간과 가장 가까운 유인원인 침팬지와 보노보를 비교해보면, 보노보는 침팬지보다 훨씬 더 친화적이고 협력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보노보는 암컷이 무리를 다스리며, 서로를 죽이지 않고 섹스를 하며 음식을 나누는 등 평화로운 사회를 유지합니다. 

이는 보노보가 침팬지보다 더 높은 친화력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특성이 생존에 유리하게 작용했음을 보여줍니다.

🌱 결론: 다정함의 진화적 가치

진화는 단순히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것이 아니라, 협력하고 친화적인 자가 살아남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개는 인간과의 친화력을 통해 늑대보다 더 번성하게 되었고, 인간은 높은 친화력과 협력 능력을 바탕으로 다른 인류 종들보다 생존에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관점은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협력과 친화력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는 진화의 교훈을 현대 사회에서도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