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흔히 '어른이 되면' 무언가 달라질 거라고 믿는다. 어릴 적엔 어른이라는 말 속에 마치 모든 정답이 들어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어른들은 언제나 똑똑하고, 정돈되어 있으며, 모든 것을 아는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막상 어른이 되고 나니, 그게 얼마나 큰 착각이었는지 깨닫게 된다. 사실 어른이란 말은 꽤나 불편하고 무거운 단어가 아닐 수 없다. 이 나이쯤 되면 당연히 이래야 한다는 압박감과 기대가 우리를 괴롭힌다. 하지만 정말 그럴 필요가 있을까?

어른 노릇의 허상
어른이 되면 모든 문제에 현명하게 대처하고, 항상 이성적으로 판단하며,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고 배웠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20대, 30대가 되어도, 아니 40대, 50대가 되어도 세상은 우리에게 끝없이 고민과 의문을 던진다. 그리고 어른이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고 해서 모든 것에 해답을 가진 건 아니다. 인생에 정답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어른 노릇이라는 건 그저 우리가 만들어낸 허상일 뿐이다.
어른답지 않게 살기
우리는 종종 '어른답게 행동해라', '어른답지 못하다'라는 말을 듣는다. 하지만 그 말에 도대체 무슨 의미가 담겨 있을까? 때로는 감정에 솔직하게 반응하는 게 더 어른다운 것 아닐까? 슬프면 울고, 기쁘면 웃고, 하고 싶은 말은 하고, 좋아하는 일에 열정을 쏟는 것. 이런 모습이야말로 인간다운 삶의 일부다. 나이를 먹어도 우리는 여전히 감정을 가진 사람이다. 감정을 숨기고 감추는 것이 어른스러움이라면, 차라리 어른답지 않게 살고 싶다.
어른 노릇을 강요받다 보면 자신을 잃어버리기 쉽다. '어른이니까 이래야 해', '어른답게 행동해야 해'라는 생각이 스스로를 옥죄며, 우리의 본연의 모습을 억누른다. 그러나 어른이 된다는 것은 결코 자신의 본질을 잃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을 더 잘 이해하고, 더 진솔해지는 과정을 통해 어른스러움을 찾을 수 있다.
책임감과 자유
어른이 되면 책임이 따라온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가족을 돌보고, 직장에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사회적 규범을 지켜야 하는 건 어른의 숙명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책임을 지는 것과 어른 노릇을 하는 것은 다르다. 책임은 분명 중요하다. 그러나 지나친 책임감은 우리의 자유를 억압한다. 어른답다는 것은 무조건 완벽하게 모든 책임을 짊어지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스스로에게 자유를 허락하는 것이다.
때로는 책임감에서 잠시 벗어나도 괜찮다. 집에서 혼자 만화책을 보거나, 아이스크림을 입가에 묻혀가며 먹어도 된다. 꼭 어른답게 앉아서 차 한 잔을 우아하게 마셔야 하는 건 아니다. 어른이라 해서 모든 순간을 정돈하고 완벽하게 살 필요는 없다. 때로는 철없어 보일지라도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에 솔직해질 필요가 있다.
어른 노릇, 하지 말자
사실 어른 노릇을 하지 않는다고 해서 우리가 미성숙해지는 건 아니다. 오히려 어른이라는 틀을 벗어던질 때 더 진짜 우리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어른 노릇을 하지 않는다는 건 무책임하게 살겠다는 뜻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서 진정한 즐거움을 찾겠다는 의지다.
우리 모두 각자의 삶에서 다양한 역할을 맡고 있다. 누군가는 직장에서 리더로, 가정에서는 부모로, 친구 사이에서는 조언자로 살아간다. 그러나 그 모든 역할이 어른 노릇에 갇혀 있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 언제든지 스스로에게 '어른 노릇 금지'를 외쳐도 좋다. 그러면 조금은 가벼운 마음으로 삶을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어른다운 어른
결국 진정한 어른스러움이란, 완벽하게 어른 노릇을 해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 자신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서 나온다. 나는 이 나이쯤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지금 이 순간의 나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어른 노릇에 매몰되다 보면 우리는 쉽게 일상의 작은 행복을 놓치게 된다. 어른 노릇이 아닌, 진짜 어른이 되는 방법은 우리 자신에게 조금 더 관대해지는 것이다.
우리에게 어른이 된다는 것은 마치 산을 오르는 것과도 같다. 정상에 오르면 모든 것이 뚜렷하게 보일 것 같지만, 막상 정상에 올라보면 또 다른 산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어른이라는 타이틀이 주는 무게에 짓눌려 현재를 놓치기보다, 지금 이 순간의 아름다움을 즐기는 것이야말로 어른다운 어른의 모습일 것이다.
그러니 오늘도 스스로에게 '어른 노릇 금지'를 외쳐보자. 완벽하지 않아도, 철없어 보여도 괜찮다. 우리는 여전히 삶을 배우고 있는 과정에 있는 존재다. 어른 노릇이 아닌 우리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삶의 즐거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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