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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성실함의 새로운 기준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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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성실하지 않을까?

우리는 흔히 성실함을 미덕으로 여깁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이전과는 다른 방식으로 일과 삶을 바라보기 시작했어요. 성실하지 않은 태도는 단순히 게으르거나 무책임해서가 아니라, 여러 환경적 요인과 개인적인 생각의 변화로부터 비롯된 결과일 수 있습니다. 특히 2021년 이후, 사람들의 생각이 많이 달라졌다는 점이 흥미롭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면서 많은 이들이 자신의 삶의 균형을 다시 고민하게 되었고, 그 결과 여러 가지 새로운 트렌드들이 등장했죠.

왜 성실하지 않을까?
왜 성실하지 않을까?

 

 1. ‘대퇴사 시대’와 삶의 우선순위 변화

2021년, 미국에서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직장을 그만두는 ‘대퇴사(Great Resignation)’ 현상이 일어났습니다. 이 시기에 많은 사람들이 그동안 당연시했던 직장 생활에 대한 의문을 갖기 시작했죠. 사람들은 단순히 일을 하고 돈을 버는 것만으로는 자신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팬데믹 기간 동안 사람들이 일과 삶의 균형에 대해 깊이 생각할 시간이 생기면서, 직장 외적인 행복의 중요성을 깨달았다고 해요. 가정에서의 시간, 여가 활동, 자기 개발 등이 그들에게 큰 가치를 부여하게 되었고, 이는 기존의 ‘열심히 일해야 성공한다’는 인식을 뒤흔든 사건이었죠.

 

팬데믹을 겪으며 사람들이 “내 삶을 이렇게까지 직장에 바쳐야 할까?”라고 질문하기 시작한 겁니다. 일 외의 가치를 찾고, 보다 의미 있는 삶을 살고자 하는 욕구가 커졌어요. 이는 많은 사람들이 직장을 떠나거나, 아니면 회사에 남더라도 성실하게 임하지 않는 태도로 이어졌죠. 예를 들어, 많은 이들이 “나를 나로 정의하는 것이 직업이 아니며, 내가 일하는 동안도 내가 소중히 여기는 것들, 친구, 가족, 취미를 누려야 한다”고 깨달았다고 합니다.

2. 리모트 워크와 ‘조용한 퇴사(Quiet Quitting)’ 현상

팬데믹 이후 급격히 늘어난 원격 근무는 사람들이 성실하지 않은 이유로 떠올릴 수 있는 또 다른 요인 중 하나입니다. 원격 근무가 처음 도입되었을 때, 많은 회사들이 직원들의 유연성을 보장하며 일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어요. 하지만 실제로는 다소 다른 결과를 맞이했죠. 많은 직장인들이 재택근무를 하면서 회사와의 거리감을 느끼게 되었고, 이는 소통의 부족과 관계의 단절로 이어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일부는 업무에 대한 몰입도를 잃거나, 업무 성과를 평가받는 데 어려움을 겪었어요.

 

이와 더불어 ‘조용한 퇴사’라는 트렌드도 나타났습니다. 조용한 퇴사는 겉으로 드러내지 않고 책임을 최소한의 수준으로만 수행하는 태도를 말합니다. 사람들은 더 이상 야근을 하거나 추가적인 업무를 자발적으로 맡으려 하지 않고, 자신의 직무 설명에 명시된 최소한의 일만 하려고 하는 것이죠. 이는 단순한 태만이 아니라, 직장과 삶의 경계를 명확히 하고, 자신의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우선시하는 트렌드로 볼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일터에서의 정체성과 실제 삶의 균형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죠.

3.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과 고용 안정성의 약화

팬데믹 기간 동안 수많은 사람들이 실직을 경험하면서, 고용 안정성에 대한 신뢰가 크게 흔들렸습니다. 직업을 오래 유지해도 보상받지 못할 것이라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사람들은 더 이상 직장에 충성하는 것을 의미 있다고 여기지 않게 되었죠. 게다가, 리모트 워크의 도입과 함께 ‘경력 유목민’이라는 개념도 등장했습니다. 이는 뛰어난 성과를 내지만 한 직장에 머물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기회를 찾는 사람들을 말합니다. 이들은 고용 안정성 대신 스스로의 만족과 경력 개발을 추구하는 경향이 강해졌습니다.

4. 소진과 정신 건강 문제

일의 성실성 부족에는 심리적인 요인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팬데믹으로 인해 심리적 부담이 가중된 상태에서 많은 이들이 번아웃을 경험하게 되었어요. 업무와 일상의 경계가 모호해지면서, 직장인들이 쉬는 시간에도 일에 대한 스트레스를 느끼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또한, 급격한 변화와 불확실한 미래로 인해 정신적으로 불안정해진 사람들이 많아졌죠. 이런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느끼는 이들이 늘어난 것은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성실함의 재정의: 새로운 가치 찾기

결론적으로, 사람들은 성실함의 의미를 새롭게 정의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과거에는 직장 생활에 모든 것을 바쳐야 한다는 관념이 강했다면, 이제는 삶의 다른 가치들—가족, 여가, 정신적 건강—에도 동일한, 혹은 더 큰 가치를 두고 있죠. 이런 변화는 우리의 생각을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합니다. 과연 우리는 ‘성실함’을 단순히 일에 대한 충실함으로만 평가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일과 삶의 균형을 찾고, 자신에게 더 의미 있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진정한 성실함일까요?

이제, 우리 사회는 새로운 시대의 성실함을 고민해야 할 시점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변화된 환경 속에서 ‘왜 성실하지 않을까?’를 물어보기보다는, ‘성실함의 새로운 기준은 무엇일까?’를 고민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