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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작은 즐거움이 큰 행복을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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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라는 단어를 떠올려보자. 왠지 모르게 가볍고, 단순하며, 때로는 진지함과 거리가 멀어 보이는 느낌이다.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면, 인생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능력은 단순한 유희를 넘어서 우리의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중요한 힘이다. 즐거워하는 법을 배우는 일은 곧 행복을 배우는 일이고, 행복을 배우는 일은 결국 삶을 제대로 살아내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그런데 가만히 돌아보면,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즐거워하는 일을 너무 어렵게 느끼게 된 것 같다.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신나게 뛰어놀던 아이는 어쩌다 성장해서 일상 속의 작은 기쁨조차 놓치게 되었을까? 아니, 사실 성장이 문제가 아니라, 우리가 "즐거움"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게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작은 즐거움이 큰 행복을 만듭니다.
작은 즐거움이 큰 행복을 만듭니다.

즐거움의 경계, 그리고 우리의 마음

현대인은 참 많은 것을 이룩했다. 기술은 진보했고, 일상의 편리함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그러나 즐거움의 영역은 점점 좁아지고 있다. 어디서든 휴대폰을 손에 들고는 있지만, 마음의 진짜 여유는 쉽게 찾아볼 수 없다. 일이 끝나면 넷플릭스를 켜고 드라마를 보거나 유튜브를 보며 시간을 보내지만, 그런 활동이 진짜 즐거움으로 이어지는가에 대해서는 스스로도 회의적이다.

 

왜 우리는 즐거워하지 못할까? 그 이유를 한 가지로 꼽기는 어렵지만, 아마도 그중 하나는 즐거움이란 '어떤 대단한 성과'와 연결되어야 한다고 착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직장에서 성과를 내야 하고, 취미마저도 뭔가 눈에 띄는 결과물을 보여줘야 하는 시대에서 즐거움은 단순히 존재 자체로 충분하지 않다.

단순함 속에서 찾는 즐거움

즐거움은 사실, 대단한 결과나 성과와 무관하다. 가끔은 작은 것에서 시작된다. 예를 들어, 마음에 드는 커피 한 잔을 찾아 그 맛을 음미하는 시간. 창문을 열었을 때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의 느낌. 좋아하는 노래를 반복해서 들으며 나만의 리듬을 타는 일. 이런 사소한 순간들이 우리 삶의 밑바탕에 깔린 즐거움을 만든다.

 

최근 몇 년간 '마인드풀니스(mindfulness)'라는 단어가 많은 사람들에게 주목받고 있다. 이 개념은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하고, 일상 속 작은 기쁨을 놓치지 않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를테면, 걸으면서 발바닥에 느껴지는 땅의 감촉, 손끝에 닿는 물건의 온도, 내가 내쉬는 숨소리까지 의식적으로 느껴보는 것이다. 이처럼 단순함 속에서 느끼는 즐거움은 언제나 우리 곁에 있지만, 우리가 그것을 알아차리려 하지 않을 뿐이다.

아이처럼 즐거워하기

어린아이들은 정말 잘 놀고, 잘 즐긴다. 그들은 놀이에 몰입하며, 주변 환경에 대해 끊임없이 호기심을 가진다. 흙을 만지작거리며 작은 돌멩이 하나에도 흥미를 느끼고, 물이 흐르는 소리에도 쉽게 웃음을 터뜨린다. 그들에게는 '잘 노는 법'이 본능적으로 새겨져 있는 듯하다.

 

그렇다면 우리도 어릴 적 그 본능을 조금이나마 되살릴 수는 없을까? 꼭 거창한 일이 아니어도 좋다. 한 번쯤 마음 가는 대로 산책을 떠나보거나, 색다른 도전이 아니더라도 어릴 적 좋아했던 취미를 다시 해보는 것이다.

한 친구는 최근에 어린 시절 즐겨하던 퍼즐 맞추기를 다시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엔 그게 무슨 대단한 재미가 있겠냐고 생각했지만, 막상 해보니 단순히 퍼즐 조각을 맞춰가는 과정에서 커다란 만족감을 느꼈다고 한다. 퍼즐이 완성될 때마다 "어린 시절의 내가 이렇게 간단한 일로도 행복을 느꼈구나"라는 사실에 새삼 놀랐다고 한다.

즐거움을 배우는 데 늦은 나이는 없다

중요한 것은, 즐거워하기를 배우는 데 '늦었다'는 것은 없다는 점이다. 사실 즐거움은 배움의 영역이기보다는 '발견'의 영역에 가깝다. 누구나 스스로에게 맞는 즐거움의 방식을 찾아낼 수 있다.

요즘 "노동의 즐거움"이라는 개념도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이는 단순히 '일이 재미있다'라는 의미라기보다는, 내가 하는 일이 가지는 가치를 깨닫고, 그 속에서 의미를 찾는 것이다. 가령, 한 바리스타가 커피를 내리며 '이 한 잔이 누군가에게 하루의 행복이 될 수 있다'고 느낀다면, 그것은 단순한 일이 아닌 삶의 즐거움으로 확장될 수 있다.

물론, 모든 일을 즐겁게 여길 수는 없다. 그러나 그런 순간에도 작은 목표를 세우고, 그 과정을 음미하며 긍정적인 변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즐거움의 씨앗 뿌리기

결국, 즐거워하기를 배우는 일은 우리 마음속에 즐거움의 씨앗을 심는 일이다. 그리고 그 씨앗을 싹틔우는 것은 온전히 우리의 몫이다.

오늘 하루 동안, 스스로에게 작은 도전을 하나 던져보는 건 어떨까? 어떤 일을 하든 그 속에서 '즐거움'의 단서를 찾아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일 하던 출근길이라도 오늘은 새로운 길로 돌아가 본다든가, 평소와 다른 음식을 시도해본다든가, 새로운 음악을 찾아 듣는다든가 말이다.

작은 즐거움이 쌓이다 보면, 그것은 어느새 우리의 삶을 이루는 커다란 기쁨으로 변해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즐거움이 대단한 무엇이 아니라, 일상 속 평범한 순간들 속에 늘 숨어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 여러분의 마음속에도 작은 즐거움의 씨앗이 심겨졌기를 바란다. 그리고 그 씨앗이 천천히 싹을 틔워 여러분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어주기를 기대해본다.